'미나리' 아카데미 6개 후보...수상 가능성은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가 미국 최대 영화상인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아카데미(AMPAS)는 15일(현지시각) 다음달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를 발표했으며 '미나리'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음악상, 여우조연상(윤여정),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것으로 나타났다.

윤여정의 경우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스티븐 연은 미국계 아시아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각각 올랐다.

제작진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나리가 역사를 만들었다. 미나리 가족 모두가 6개 부문에서 아주 멋지고 멋진 후보로 지명됐다"고 자축했다.

한인 2세인 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쫓아 남부 아칸소주로 이주한 한국 이민자 가족의 정착기를 담았다.

특히 영화를 본 미국 이민자 사회에서는 미국에 처음으로 뿌리를 내린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를 가족 애로 묶어주는 감동적인 영화로 평가했다.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비(B)’에서 제작한 미나리는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시작으로 전 세계 각종 시상식에서 70여개 이상의 트로피를 차지했다.

앞서 미나리는 아카데미와 더불어 미국 양대 영화상으로 일컬어지는 골든글로브에서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받은 후 정 감독은 스티븐 연, 윤여정, 한예리 등 출연 배우와 스태프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아내에게 고맙다. 여기 함께한 딸은 제가 이 영화를 만든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미나리는 그들만의 언어로 얘기하려고 애쓰는 가족의 이야기다. 이는 미국 언어나 그 어떤 외국어보다 깊은 진심의 언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논란도 있었다. 미국 영화사의 작품임에도 영어 대사가 영화의 50%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작품상이 아닌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전세계 영화인과 미국 언론 사이에선 골든글로브의 보수성과 폐쇄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편 '미나리' 국내에서도 개봉 후 2주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유지하며 50만 관객을 돌파했다.